오작과 오역, 견우와 직녀 설화

고구려 덕흥리 고분의 견우와 직녀 벽화 고구려 덕흥리 고분의 견우와 직녀 벽화

견우와 직녀 설화는 애틋한 로맨스를 다루며 동북아 지역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천상에서 직녀는 직조하는 일에는 탑오브탑, 견우는 소치에는 탑오브탑이었다. 옥황상제가 둘이 잘 어울릴 것이라며 매칭시켜 준다. 서로에게 푹 빠진 이들 커플이 업무는 다 팽개치고 밤낮으로 따라다니며 연애만 하자 화가 난 옥황상제가 은하수 양 끝에 따로 떼어 놓는다. 그리고 1년에 딱 한 번 칠석날, 즉 음력 7월 7일에만 만나게 해준다. 말은 1년에 한 번 하는 재회인데 다리가 없어서(그러면 아예 못 보게 한 거야) 둘이 매일 펑펑 울었다. 두 사람의 눈물이 비가 되어 땅에 떨어지면 홍수가 나서 쓸려갈 정도였다. 안 되겠다 싶어 지구상의 모든 까마귀와 까치가 칠석날이면 하늘(우주)로 올라가 은하수를 가로지르는 조류교(오작교 오작교)를 만들어줘 두 연인이 재회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다 아는 얘기다. 견우와 직녀 설화는 중국 위진 남북조 시대 유송 동양무의가 쓴 「제해기제제기」에 등장한다. 제해기는 세상의 불가사의한 이야기를 정리한 설 화집이다. 이때가 대략 5세기 중반이었다. 내용 자체가 낭만적이어서 동북아 3국, 즉 한국 중국 일본에 두루 퍼졌다. 이후 다양한 형태로 스토리가 각색됐다. 대표적인 예가 ‘선녀와 나무꾼’ 설화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 선조들이 오작교를 오역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까마귀 오(烏), 까치 작(作)이니 당연히 까마귀와 까치가 섞였겠지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후손인 우리도 의심하지 않고 그렇게 믿었다. 그런데 중국에서 오작은 까치를 뜻한다. (일부는 까마귀로 보기도 한다) 그래서 오작은 ‘either까마귀 or 까치’이지 ‘both까마귀 and 까치’가 아니다. 믿을 수 없다면 구글에서 간이 오작(乌鹊)으로 이미지 검색을 해보기 바란다. 까마귀 또는 까치가 나오지만 둘이 섞여 있는 이미지는 없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오역인 걸 모르진 않았을 거고 까마귀와 까치가 섞여 있는 게 더 그럴싸하다고 생각하면서 내버려뒀을 거야. 후손인 우리는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페이스북 2018.7.4 ‘견우와 직녀’ 설화는 애틋한 로맨스를 다루며 동북아 지역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천상에서 직녀는 직조하는 일에는 탑오브탑, 견우는 소치에는 탑오브탑이었다. 옥황상제가 둘이 잘 어울릴 것이라며 매칭시켜 준다. 서로에게 푹 빠진 이들 커플이 업무는 다 팽개치고 밤낮으로 따라다니며 연애만 하자 화가 난 옥황상제가 은하수 양 끝에 따로 떼어 놓는다. 그리고 1년에 딱 한 번 칠석날, 즉 음력 7월 7일에만 만나게 해준다. 말은 1년에 한 번 하는 재회인데 다리가 없어서(그러면 아예 못 보게 한 거야) 둘이 매일 펑펑 울었다. 두 사람의 눈물이 비가 되어 땅에 떨어지면 홍수가 나서 쓸려갈 정도였다. 안 되겠다 싶어 지구상의 모든 까마귀와 까치가 칠석날이면 하늘(우주)로 올라가 은하수를 가로지르는 조류교(오작교 오작교)를 만들어줘 두 연인이 재회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다 아는 얘기다. 견우와 직녀 설화는 중국 위진 남북조 시대 유송 동양무의가 쓴 「제해기제제기」에 등장한다. 제해기는 세상의 불가사의한 이야기를 정리한 설 화집이다. 이때가 대략 5세기 중반이었다. 내용 자체가 낭만적이어서 동북아 3국, 즉 한국 중국 일본에 두루 퍼졌다. 이후 다양한 형태로 스토리가 각색됐다. 대표적인 예가 ‘선녀와 나무꾼’ 설화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 선조들이 오작교를 오역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까마귀 오(烏), 까치 작(作)이니 당연히 까마귀와 까치가 섞였겠지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후손인 우리도 의심하지 않고 그렇게 믿었다. 그런데 중국에서 오작은 까치를 뜻한다. (일부는 까마귀로 보기도 한다) 그래서 오작은 ‘either까마귀 or 까치’이지 ‘both까마귀 and 까치’가 아니다. 믿을 수 없다면 구글에서 간이 오작(乌鹊)으로 이미지 검색을 해보기 바란다. 까마귀 또는 까치가 나오지만 둘이 섞여 있는 이미지는 없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오역인 걸 모르진 않았을 거고 까마귀와 까치가 섞여 있는 게 더 그럴싸하다고 생각하면서 내버려뒀을 거야. 자손인 우리는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Facebook 201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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