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진짜라니까요! 16년 전 <달콤, 살벌한 연인>은 <헤어질 결심>과 영혼의 쌍둥이입니다

* 영화 ‘헤어질 결심'(2022)과 ‘달콤 살벌한 연인'(2006)의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헤어질 결심>

“주식 애널리스트에요. 항문을 좋아하는 애널리스트가 아닙니다.”혼자 경박한 농담을 한 뒤 임·허 신(박 용 우)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히스테리칼에 웃었다. 그러나 그의 농담에 웃는 것은 그 자신 뿐 같은 자리에 있던 해즌(박·헤이루)도, 그것(턴 웨이)도 죠은앙(이·종현)도 아무도 그 농담에 웃지도 않는다. 극장에서 ” 헤어질 결심”(2022)을 꾸던 저는 호신의 경박한 웃음 속에서 왠지 모르는 기시감을 느꼈다. 누구도 모방하고 웃지 않는데 이상한 말장난을 농담이라고 해서 던지고는 혼자 웃는 남자를, 박· 연 우정이 전에 맡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무슨 작품이었지. 이런 대사가 있는 것 같다. “제가 원래 유치한 것이 아시아 최강입니다. 유치하고 유치원에 다니고 유치하다고 유치장에 가는 길이었어요. 좋아하는 시인의 춈마·유·치화은, 좋아하는 극작가 유·지 진 좋아하는 화채의 꽃. 그 외에도 여러가지 있네요.”그는 따지고 보면 그 작품도< 헤어질 결심>이 그렇듯, 너무나도 사랑하는 애인이 혹시 사람을 죽인 범죄자가 아닌지 의심하고 걱정하는 남자의 불안한 내면을 들여다본 스릴러였다. 그리고 거기에서도 여성 주인공은 함께 살던 남편을 비롯한 남자들을 연쇄적으로…. 뭐야.내가 생각하고 있던 영화의 정체는 다름 아닌 최·암!박·용 우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 달콤한 살벌한 연인”(2006)이었다.

<달콤 살벌한 연인>

일견 너무 다른 영화 같지만 두 영화의 공통점은 의외로 많다. < 달콤한 살벌한 연인>이 박·챠눅의 전작인<친절한 금자 씨>를 패러디한 포스터를 홍보용으로 쓴 적이 있다는 것은 그저 가벼운 농담이겠지만, 장르에서도 캐릭터에서 봐도 미묘하게 겹치는 데가 한둘이 아니다. 일단 두 작품 모두 함께 스릴러의 문법을 차용한 로맨틱, 코미디-박·챠눅의 주장에 의하면!-인 데다 주인공들 사이의 역학 관계가 매우 비슷하다. 두 작품 모두 고지식한 원칙 주의자인 남성이 신비적인 여성에 홀리다고 연애를 시작했지만, 상대가 살인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인생 전체가 흔들린다는 내용이 아닌가. < 달콤한 살벌한 연인>의 남자 주인공데 우모(박· 연 다)은 자신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다소 수수한 지식 근로자지만 요즘은 살것이 무위에서 잠 못 이루는. 그런 어느 날 대우는 신비적인 여주인공 미나(최·암!)을 만나면서 인생에서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연애의 환희를 많이 느낀다. < 헤어질 결심>의 남자 주인공 해즌은 무슨 일이든 똑바로 쳐다보느라 노력하는 원칙 주의자 형사지만 요즘은 잠을 못 자서 잠복 근무를 자주 하는. 그런 어느 날 해즌은 신비적인 여주인공 그것을 만나면서 인생에서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강한 끌리를…. 이봐요, 사실상 같은 영화라서?따지고 보면 대우도 해즌도 모두 애인의 범죄 사실을 안 뒤 고민 끝에 이를 메운다. 인생의 원칙과 자부심이 완전히 깨진 해즌은 그것에 범죄의 증거가 들어간 휴대 전화를 바다에 버리려고 한다. 대우 또한 미나의 살인을 알고도”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신고하는가”으로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고 외면한다. 둘 다 이제 상대방과 함께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외면하고 있지만 대우의 이 처절한 포기를 본다. “혼자만 죽이면 내가 이해할 줄 알았는데! “이런, 전혀!”– 여자에 미쳐서 원칙을 찢어 버린 것은 똑같다.

<헤어질 결심>

게다가 두 사람은 상대가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데 주저가 없다. 그것과 함께 호미 산에 올라간 해즌은 그것의 부탁으로 절벽 끝에 서서 그것의 어머니와 외 할아버지의 유해를 뿌리다. 그러다가 그것이 항상 자신을 누르 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자 해즌은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조용하게 겁먹다. 배후에 다가왔다 그것이 백 허그를 하는 순간 화들짝 놀라며 비명을 지른 것은 그 때문이었다. 해즌도 이런데도 심약한 대우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도피 중인 미나를 만나러 간 자리, 대우는 상의 안에 구불구불한 검도 보호구를 착용한다. 미나가 언제든지 칼로 찌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둘 다 상대에 의해서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도 흥미롭지만 더 흥미로운 것은 그 공포를 감내하면서도 상대를 만나러 갔다는 사실이다.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상대에 대한 사랑을 차마 끊지 못하고 인생의 원칙이 다 깨지고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까지 상대를 향해서 달려간 사람들. 그런 의미에서< 달콤한 살벌한 연인>의 처우와< 헤어질 결심>의 해즌은 16년의 시차를 두고 마주보고 선 서로의 영상에 가깝다.

<달콤 살벌한 연인>

< 달콤한 살벌한 연인>의 마지막, 싱가포르로 학술 대회 출전에 온 대우는 우연 해외 도피 중인 미나를 만난다. 그리고”언젠가 공소 시효가 끝나면 다시 한국에 돌아오도록”이라고 한다. 물론 이는 구슬 같은 것인지, 대우와 미나가 한국의 형법을 잘 모를지, 어느이다. 범인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 해외로 도주한 기간은 공소 시효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미나는 영원히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나가 저지른 모든 살인은 영원히 미결로 남을 것이다.그래. 미결 사건. 해즌이 미결 사건의 벽에 그것의 사진을 붙이고는 잠을 못 자고 계속 들여다보도록 그것이 영원히 풀리지 않는 미결 사건이 되게. 미나도 대우에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존재가 될 것이다. 봉화산 사자 바위 해변에서 유골이나 주인 잃은 구두 같은 것이 발견될 때마다 해즌이 그걸 생각하게 대우도 야산에서 토막 시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나올 때마다 미나를 생각할 것. 해즌과 대우가 사랑한 박복(미인박복)인 운명의 치명적인 여자들은 그렇게 각각 해변과 야산의 깊은 곳에 누구도 찾지 못하는 무언가를 묻어 둠으로써 두 남자에게 영원히 해결되지 않는 신화적인 사랑이 됬다. 내 말이 농담 같다고? 지금 당장 다시 한번< 달콤한 살벌한 연인>을 보세요. 거기에 땅·웨이와 박·헤이루 못지않은 최·암 중으로 박· 연 우정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있으니까.

헤어질 결심 감독 박찬욱 출연 박해일, 탕웨이, 이정현 개봉 2022.06.29.

헤어질 결심 감독 박찬욱 출연 박해일, 탕웨이, 이정현 개봉 2022.06.29.

달콤, 살벌한 연인, 감독 송재곤 출연, 박용우, 최강희, 조은지 개봉 2006.04.06.

달콤, 살벌한 연인, 감독 송재곤 출연, 박용우, 최강희, 조은지 개봉 2006.04.06.이승한 TV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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